[한국대학신문 총장인터뷰] “80년 실용주의 넘어 AI·양자·바이오로… 고등교육 새 표준 제시할 것”
실용주의·공동체정신 기반으로 한 기업가정신으로 ‘First & Only’ 실현
대한민국 최초 조형대학·자동차 분야 단과대학 설립… 특성화 기반 다져
전공자율선택제·알파프로젝트 확대… 융합적 사고와 문제해결 역량 강화
국내 대학 최초로 양자캠퍼스 선포… 양자융합대학 중심 교육 체계 마련
연구성과의 산업현장 활용부터 취·창업 지원까지 대학 역량 확대
기술이전 수입료 전국 대학 상위권… 기술지주회사 중심 재투자 이어져
실무 프로젝트·직무박람회 등 운영… 진로 탐색·희망 직무 역량 강화 지원
‘KMU VISION 2035: EDGE’ 전략 통해 세계 대학 순위 300위권 진입 목표
정승렬 국민대 총장이 앞으로 국민대 100년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민대)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국민대학교가 개교 80주년을 맞아 지난 80년간 이어온 ‘실용주의’와 ‘공동체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1946년 해방 직후 국가와 사회를 이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출발한 국민대는 성곡 김성곤 선생의 실용주의 교육철학을 토대로 자동차·디자인 등 특성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왔다. 이제는 AI·양자·바이오·로봇·첨단소재·반도체 등 미래산업 분야를 연결하고, 전공자율선택제와 융합교육, 산학협력과 기술사업화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정승렬 국민대 총장은 “국민대의 지난 80년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동체정신과 실용주의,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기업가정신”이라며 “배운 지식을 현실의 문제와 연결하고 스스로 해법을 찾아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국민대가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았다. 지난 80년을 돌아볼 때 국민대가 지켜온 가장 중요한 가치와 정체성은 무엇이며, 실용주의 교육은 어떤 의미를 갖나.
“국민대의 지난 80년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동체정신과 실용주의,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기업가정신이다.
1946년 해방 직후,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 선생을 중심으로 새로운 나라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뜻에서 출발한 국민대는 이후 성곡 김성곤 선생의 실용주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교육이념은 오늘날에도 국민대가 지켜온 중요한 정체성이다.
특히 ‘First & Only’의 정신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하고, 서로 다른 학문과 산업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태도를 의미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조형대학과 자동차 분야 단과대학을 설립하는 등 국민대가 쌓아온 여러 성과 역시 이러한 도전의 연장선이다.
실용주의 교육은 단순히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배운 지식을 현실의 문제와 연결하고, 스스로 해법을 찾아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교육이다. 여기에 타인의 삶을 이롭게 하는 공동체정신이 함께할 때 국민대가 지향하는 인재상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 국민대의 실용주의 교육은 학생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등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졌나.
“국민대의 실용주의는 교육과 연구를 산업현장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왔다. 대표적으로 학생들이 기업의 실무과제를 직접 수행하는 CoREP을 비롯해 알파프로젝트, 유레카프로젝트 등 다양한 자기주도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CoREP은 기업과 시장을 분석하고 사업기획부터 보고서 작성, 발표까지 학생들이 직접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제안이 기업의 사업에 반영되거나 해당 기업 취업으로 이어지는 성과도 나타났다.
연구와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2019년 기술이전 수입료 전국 대학 1위를 기록했으며, 미래자동차와 차세대통신, 환경, 글로벌·공생 분야의 대학 연합체 사업에서 전국 대학 최초로 4관왕을 달성했다. AI·바이오·양자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주요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하며 교육과 연구의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 AI와 전공자율선택제 등 교육환경 변화에 맞춰 추진한 주요 변화와 학생들에게 길러주고자 하는 역량은 무엇인가.
“학생들에게 길러주고 싶은 역량은 결국 융합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이다. 자신이 무엇을 배워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고, 서로 다른 지식과 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변화가 전공자율선택제다. 학생들이 입학 당시의 선택만으로 진로를 한정하지 않도록 인문·자연·예체능을 아우르는 폭넓은 전공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융합대학을 신설하고 전공탐색박람회, 지도교수 상담, 멘토링, K*-스마트멘토 시스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선택도 지원하고 있다.
교육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서로 다른 두 전공을 하나의 교과목으로 융합하는 팀팀클래스, 프로젝트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알파프로젝트, 체험을 통해 학습 동기를 높이는 유레카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AI 교육 역시 특정 전공자만을 위한 영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대는 인공지능학부와 AI디자인학과, AI빅데이터융합경영학과 등 관련 교육 기반을 확충하고 AI 기반 학습지원과 융합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 양자컴퓨팅·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교육과 연구, 산업 현장에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양자기술은 미래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전략기술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대는 2025년 국내 대학 최초로 양자캠퍼스를 선포하고, 양자 분야를 대학의 미래를 이끌 주요 특성화 분야로 선정했다.
2027학년도 1학기부터 출범하는 양자융합대학을 중심으로 양자컴퓨팅과 양자보안, 반도체 등 관련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교육·연구 체계를 구축한다. 물리학과 전자공학, 인공지능 등 여러 학문이 결합해야 하는 분야인 만큼 대학 차원의 융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대학은 IBM Korea, AWS(아마존 웹서비스)를 비롯해 ETRI·KIST 등 전문 연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향후 양자컴퓨팅과 슈퍼컴퓨팅 인프라가 확충되면 AI·신소재·바이오 등의 연구와도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인프라를 보유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어떤 새로운 연구와 교육, 산업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다.”
- 자동차·디자인 등 기존 강점과 AI·양자·바이오 등 미래 분야를 연결하기 위한 교육·연구 혁신은 무엇인가.
“자동차와 디자인은 국민대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특성화 분야다. 오늘날 자동차산업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에너지기술이 결합되는 미래모빌리티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디자인 역시 AI와 콘텐츠, 사용자 경험, 첨단기술을 아우르는 융합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국민대는 이에 대응해 미래모빌리티학과와 AI디자인학과 등 새로운 교육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미래자동차와 차세대통신 분야의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을 주관하고 있으며,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기술과 산업의 변화를 교육과정 안에서 직접 경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양자와 바이오를 비롯한 미래산업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양자융합대학과 바이오융합대학을 중심으로 관련 교육·연구 기반을 확충하고 AI와 첨단소재·반도체, 로봇 등 인접 분야와의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구체화한 것이 ‘KMU VISION 2035: EDGE’의 8대 특성화 전략이다.”
- 산학협력과 기술사업화의 대표적인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은 무엇인가.
“국민대는 연구성과가 논문이나 특허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산학협력과 기술사업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2019년 기술이전 수입료 전국 대학 1위를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기술지주회사를 중심으로 대학의 우수기술을 발굴하고 사업화와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왔다. 지난해 과학기술 분야 교수당 산학협력 수익과 기술이전 수입료 역시 전국 2위와 3위에 올랐다.
㈜국민대기술지주는 설립 7년 만에 58개의 자회사를 설립해 지원하는 한편, 대학창업펀드 조성과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최근 6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창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부터 사업화 가능성과 산업현장의 수요를 함께 고려하는 산학협력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앵커사업 등과 연계해 연구성과의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활성화하고,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기술적 과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협력 방식도 확대하고자 한다.”
- 학생들의 진로·취업·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교육과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나.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취업을 앞둔 시기에 단기간에 취업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활 동안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고 희망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대는 저학년의 진로탐색부터 고학년의 실무 프로젝트와 취업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CoREP이다. 학생들이 기업과 연계해 실제 직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시장분석, 사업기획, 보고서 작성, 발표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한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Junior CoREP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K-Hunting, 동문과 함께하는 직무박람회, 현직자 특강, 전공별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대는 2023년 대학정보공시 기준 취업률 70.5%를 기록했으며, 고용노동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성과에서도 2년 연속 우수 평가를 받았다.
창업교육과 현장 프로젝트를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대학이 보유한 기술과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5년 언론사 대학평가에서 학생 창업기업 매출액 실적은 전국 1위를 기록했으며, 학생 창업유망팀 300+(U300) 경진대회에서도 2025년 33명, 2026년 32명이 선발됐다.”
-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간 경쟁 심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 AI를 비롯한 기술혁신은 대학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앞으로는 과거의 규모나 명성만으로 대학의 경쟁력이 유지되기 어렵다. 학생들이 왜 이 대학에서 공부해야 하는지, 대학이 어떤 교육과 연구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대는 이를 위해 ‘KMU VISION 2035: EDGE’를 수립하고 수요자 중심 교육체계 구축, 연구역량 강화 및 산학협력 확대, 글로벌 역량 및 네트워크 강화, 인프라 확충 및 사회적 책임 경영이라는 4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디자인 등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 양자·AI·바이오 등 미래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인문·사회·자연·공학·예체능이 균형 있게 발전하는 대학을 만들어가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대학의 미래는 결국 학생과 교수, 직원, 동문이 만든다는 점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
- 성북구와의 협력 성과와 앞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국민대의 역할은 무엇인가.
“국민대는 성북구를 대학이 위치한 지역을 넘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해 나가는 공동체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 복지, 환경, 청년 창업,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성북구와 함께하는 ‘천원의 아침밥’을 통해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HUSS 기후변화대응사업단을 통해 플로깅과 환경 캠페인을 지역사회로 확대하고 있다. 서울 캠퍼스타운사업을 통해 지역밀착형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성북구와 함께 ‘성북 ON 골목이음’, ‘성북 북적북적 청년상생마켓’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개교 80주년을 맞아 지난 9월 22일 KBS 열린음악회를 캠퍼스에서 개최했다. ‘대학의 담장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고 즐기는 80주년’이라는 방향 아래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기회로 만들고자 했다. 앞으로는 개별 사업을 넘어 대학의 교육·연구·산학협력 역량을 지역의 실제 문제와 보다 긴밀하게 연결해 나가겠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성과와 계획, 개교 100주년의 비전은.
“국민대가 추구하는 글로벌 경쟁력은 학생들이 국경을 넘어 협업하고 세계 산업·연구 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와 추진하는 SEA:ME,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진행하는 G-PBL이 대표적이다. 현지 기업·전문가의 멘토링과 프로젝트로 해외 산업현장을 경험하도록 지원한다. KIBS를 International College로 승격하는 등 글로벌 교육 기반과 해외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035년까지 세계 대학 300위권, 3개 분야 50위권 진입이 목표다. 국민대만의 강점을 살려 학문과 산업을 연결하고 새로운 고등교육의 표준을 제시하겠다.
지난 80년을 만든 힘은 사람이었다. 100주년을 향해서도 학생·교수·직원·동문과 함께 도전의 역사를 이어가며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의 모습을 만들어가겠다.”
■ 정승렬 총장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석사를, 사우스캐롤라이나대에서 경영정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국민대 정보관리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비즈니스IT전문대학원장, 대외교류처장, 국제교류처장, 기획처장, 기획부총장 등의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한국인터넷정보학회장, 한국국제교육관계자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9월 국민대 13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2026년 3월부터 제12대 서울총장포럼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6.10.13